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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아동학

아기 발달의 과학 (8) 까꿍놀이 (대상영속성, 분리불안, 발달 효과)

by 세모엄마 2026. 7. 13.

하얀색 옷을 입은 아기가 거실 매트 위에 앉아 엄마와 함께 까꿍 놀이를 하며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엄마가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자 아기도 양손을 뺨에 대고 미소를 지으며 대상영속성 발달 과정에서의 상호작용 놀이를 즐기고 있다.
▲ '대상영속성'을 기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부모와의 까꿍놀이를 하는 아기의 모습

 

 

이제 막 6개월에 접어든 저희 아기는 아직 어른들의 까꿍놀이에 별로 반응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왜 우리는 자꾸 아기에게 "까꿍!"을 외칠까요? 분명 SNS 등 영상 속 아기들은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가 다시 나타나면 배를 잡고 웃습니다. 이런 모습을 알기 때문에 언제 아기가 까꿍놀이를 좋아할까 생각하며 몇 번씩 "까꿍!"을 시도해 보곤 하지요.

 

사실 까꿍놀이는 단순히 웃음을 주는 놀이가 아닙니다. 아기의 인지 발달과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 그리고 분리불안의 형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중요한 발달 놀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아기가 까꿍놀이를 좋아하는 이유를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까꿍놀이와 대상영속성

까꿍놀이를 이해하려면 먼저 대상영속성(Object Permanence)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대상영속성이란 눈앞에서 사라진 사람이나 물건도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신생아는 눈앞에서 물건이 사라지면 그것이 없어졌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엄마가 눈앞에 있으면 있는 것, 없으면 없는 것, 그뿐이지요.

하지만 생후 6~9개월 무렵부터는 조금씩 생각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장난감을 이불 아래 숨기면 이불을 들춰 찾으려 하거나, 부모가 방문 뒤로 사라져도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엄마가 사라지면 "어? 엄마라는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아는데 지금 내 눈앞에 안 보이네? 어디 간 거지?"하고 찾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변화는 아기의 인지 능력이 한 단계 성장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이러한 대상영속성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돕는 대표적인 놀이가 까꿍놀이입니다. 놀이는 아주 단순합니다. 부모가 얼굴을 가리면 아기 눈에는 부모가 잠시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다시 얼굴을 보여주면 아기는 나타난 부모를 바라보며 웃으며 반응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아기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배우게 됩니다.

  •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것이 아니다.
  • 잠시 기다리면 다시 나타난다.
  • 세상은 일정한 규칙을 가지고 움직인다.

이러한 경험은 기억력과 예측 능력, 문제 해결 능력 등 다양한 인지 기능의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분리불안과의 관계

대상영속성이 발달하면 부모가 보이지 않을 때도 부모가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이 분리불안(Separation Anxiety)의 시작이 되기도 합니다. 분리불안이란 애착을 형성한 보호자와 떨어질 때 아기가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정상적인 발달 과정입니다. 생후 6~9개월 무렵 대상영속성이 발달함에 따라 이와 비슷한 시기에 부모가 방을 나가면 우는 아기들이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이전에는 부모가 보이지 않으면 단순히 관심이 다른 곳으로 옮겨갔다면, 이제는 부모가 존재하지만 자신 곁에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때 보호자가 다시 돌아온다는 경험을 아기가 반복해서 경험하게 되면 성장과 함께 분리불안은 줄어들게 됩니다. 까꿍놀이가 바로 이러한 시기에 부모가 "사라져도 다시 돌아온다."는 경험을 반복적으로 제공해 주는 방법 중 하나가 됩니다. 이러한 긍정적인 경험은 아기가 보호자와의 애착을 바탕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까꿍놀이가 주는 발달 효과

까꿍놀이는 짧고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대상영속성을 기를 수 있는 것처럼 아래와 같은 다양한 영역의 발달을 함께 자극합니다.

먼저 까꿍놀이는 인지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까꿍놀이를 통해 대상영속성을 익힐 수 있으며 보호자가 잠시 보이지 않아도 사라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경험하며 기억력과 예측 능력을 키우게 됩니다. 또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난다"는 규칙을 이해하면서 원인과 결과를 연결하는 사고력도 발달합니다.

 

두 번째로 까꿍놀이는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줍니다. 까꿍놀이는 부모와 눈을 맞추고 서로의 반응을 주고받는 대표적인 상호작용 놀이입니다. 아기는 부모의 표정과 목소리에 반응하며 웃고, 기다리고, 다시 반응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사람과 소통하는 즐거움을 배우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 또래 및 타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초가 됩니다.

 

세 번째로 까꿍놀이는 언어 발달에도 도움을 줍니다. 놀이를 하면서 "까꿍!", "여기 있네!"와 같은 반복적인 언어를 들으며 아기는 말소리와 억양에 익숙해집니다. 반복적인 언어 자극은 소리의 패턴을 익히고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며, 이후 첫 단어를 배우는 과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을 까꿍놀이는 정서 발달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부모와 즐거운 놀이를 반복하면서 안정적인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되며 보호자가 잠시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나는 경험을 반복하면서 아기는 '엄마, 아빠는 다시 돌아온다'는 안정감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처럼 분리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며 부모와 함께 웃고 즐기는 시간 자체가 아기에게는 정서적 안정감과 신뢰를 쌓는 소중한 경험이 됩니다.

 

이러한 까꿍놀이는 특별한 장난감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 손으로 얼굴 가리기 :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생후 초기부터 할 수 있습니다.
  • 수건으로 얼굴 가리기 : 얇은 손수건으로 얼굴을 살짝 가렸다가 보여줍니다. 부모 얼굴, 아기 얼굴 모두 가능합니다.
  • 물건 숨기기 : 좋아하는 장난감을 천 아래 숨기고 찾도록 유도합니다.
  • 문 뒤에서 나타나기 : 조금 큰 아기라면 방문이나 소파 뒤에서 "까꿍!" 하며 나타나는 놀이도 즐길 수 있습니다.

까꿍놀이는 단순한 놀이처럼 보이지만 대상영속성을 배우고, 인지 능력을 키우며, 부모와의 애착을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중요한 발달 활동입니다. 아기가 같은 놀이를 반복해도 계속 웃는 이유는 아직 결과를 충분히 예측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예측하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을 이해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6개월에 막 접어든 저희 아기도 조만간 까꿍놀이의 즐거움을 알 수 있겠지요? 물론 그와 동반되는 분리불안에 조금의 걱정이 생기긴 하지만 이 또한 아기의 건강한 발달 과정이니 자라나는 예쁜 모습을 바라보며 오늘도 아기와의 소중한 시간을 보내야겠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또는 치료 조언이 아닙니다. 아기의 발달에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나 물리치료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 1. 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HealthyChildren.org – Early Brain Development and Learning Through Play.
2.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Developmental Milestones – Cognitive and Social-Emotional Development in Infa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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